“벼락거지 공포감에 가상자산 투자하는 청년들”
“비트코인 7년 만에 60만 배 상승…과열 주의보”
시사저널이 가상자산과 관련해 보도한 기사의 헤드라인이다. 가상자산계 대장 격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고, 이에 2030세대를 중심으로 투기성 수요가 몰린다는 내용이다. 2024년 11월 현시점에 출고된 기사일 것 같지만, 과거 기사다. 각각 2021년 5월과 2017년 10월에 보도됐다.
과거 기사의 제목이 현시점에도 유효한 배경은 돌고 돌아 다시 ‘비트코인의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시장은 2017년과 2021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 부흥기를 맞았다.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업고, 비트코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올해 1월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출시로 제도권에 처음 편입된 비트코인은 ‘디지털 안전자산’ 소리를 들을 정도로 명실상부한 투자처로 자리매김했다.
비트코인의 탄생 배경을 고려하면 이는 ‘모순’에 가깝다. 비트코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존의 금융 시스템에서 독립하고자 고안된 혁신 기술이다. 16년이 지난 현재, 유수의 금융사들은 너도나도 비트코인 투자상품을 출시하며 시장 부흥을 이끌고 있다. 비트코인이 대항하고자 했던 금융사들이 모순적이게도 비트코인 대중화에 큰 공을 세운 것이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에 더 이상 화폐 기능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시장의 초점은 비트코인 가격에 쏠려 있고, ‘얼마나 더 오를 것인가’가 주요 화두가 됐다. 다른 자산과 달리 가격 변동 폭에 제한이 없다 보니 투기성 수요는 여전하다. 혁신 기술을 표방한 가상자산은 어쩌다 ‘탐욕의 상징’과도 같은 투기 수단으로 변질됐을까.
7월27일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는 모습
“월가에 대항한다”…투사 기질 보였던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전통 금융 시스템의 부패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아스러졌던 때다. 비트코인은 이 같은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일방의 통제를 벗어나 누구나 자유롭게 발행과 유통에 참여해 거래하자는 게 핵심이다. 2008년 10월31일 세상에 처음 공개된 비트코인 백서 《개인 간 전자 화폐 시스템》에 개발 취지가 상세히 설명돼 있다.
비트코인의 가장 큰 특징은 독립성이다. 달러나 원화 등 기존 화폐는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량을 결정하고 거래를 관리하지만, 비트코인은 그렇지 않다. 이면엔 블록체인 기술이 있다. 블록체인이란 모든 거래를 암호화하고 분산해 기록하는 기술로, 데이터 조작이나 해킹 등이 거의 불가능하다. 블록체인 기술이 일종의 금융감독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쉽게 말해,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혁신 기술의 집합체이자, 개인이 온라인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거래 수단인 것이다.
물론 비트코인은 화폐 기능을 일부 수행하고 있다. 중남미 국가 엘살바도르가 대표적이다. 엘살바도르는 2021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도입했다. 법정통화가 됐다는 것은,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사고팔거나 예적금을 하는 등의 일반 금융생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맥도날드, 피자헛 등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한다. 다만 엘살바도르 내에서도 비트코인 결제가 대중적이진 않다. 지난해 엘살바도르의 중앙아메리카대학교에서 1280여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실제 비트코인 결제를 이용해본 국민은 12%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상자산 선도국’ 미국도 마찬가지다. 대형 전자상거래 사이트 ‘오버스톡(Overstock)’, 여행사 ‘트라발라(Travala)’ 등 주로 온라인 플랫폼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하지만, 오프라인 결제는 대중화하지 않았다. 미국의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가 2021년 한때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했다가 현재는 중단한 상태다.
한국의 경우 기업 차원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한 곳은 없다. 일부 카페나 체육관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개인적으로 도입한 사례는 있다. 글로벌 비트코인 결제 가능 매장을 표기한 지도 ‘코인맵’에 따르면, 서울에서만 80여 곳의 개인 매장이 비트코인 결제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실제 결제가 가능한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親코인 대통령’을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목적 잃고 ‘투기장’으로 변질…종교처럼 신격화되기도
비트코인 탄생 후 15년 동안 블록체인 기술은 발전을 거듭해 더 많은 가상자산 탄생을 이끌었다. 가상자산 정보 제공 사이트인 코인게코에 따르면, 현재 약 1만5580종의 가상자산이 전 세계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비트코인은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거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개발됐다. 프로그래밍 기술과 블록체인 지식이 있다면, 이론적으로 누구나 가상자산을 발행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가상자산이 화폐로 기능할 수 없는 결정적 이유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바로 ‘높은 변동성’이다. 하루에도 가격이 수십 배씩 널뛰는 탓에, 합리적인 거래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 금융 당국이 2020년 특금법(특정 금융 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면서, 이전까지 통용되던 ‘가상화폐’ ‘암호화폐’라는 용어를 ‘가상자산’으로 통일한 배경이다. 화폐로 기능하지 않는 가상자산을 ‘자산’이라는 틀로 묶어 법적 테두리 안에 두려는 목적이었다.
가상자산은 태생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 자산은 각 회사의 실적이나 금리 등 명확한 기준에 따라 가치가 평가된다. 하지만 가상자산은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고, 그 자체로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 가상자산의 가격을 평가할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의미다. 오로지 시장 평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에, 가상자산은 전적으로 투기적이다.
대표적인 게 ‘밈코인’이다. ‘밈(Meme)’이란 인터넷에서 빠르게 퍼져 나간 유행거리를 의미한다. 밈코인은 이 같은 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가상자산을 뜻한다. 일례로 도지코인은 2013년 “비트코인 중심의 암호화폐 시장이 지나치게 엄숙하다”며 “좀 더 친근하고 재밌는 암호화폐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탄생했다.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시바견 ‘짤(이미지)’이 그 촉매제가 됐다. 탄생 배경 자체가 장난이었던 것이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 등 유명인의 응원까지 더해지며 도지코인의 가격은 초기 0.00026달러에서 10여 년 만에 0.4061달러로, 약 1500배 상승했다. 미국 대선이 있던 11월6일부터 일주일 동안에는 가격이 무려 3배 급등했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 시장에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성 수요가 여전하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 이용자 수는 778만 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21% 늘었다. 이 가운데 2030 비중이 48%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가상자산을 거래한 목적은 ‘투자’였다.
지난해 한국금융소비자재단이 발표한 가상자산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상자산을 보유했던 투자자 1324명 중 ‘투자 목적’이 80.9%로 가장 많았고, ‘가상자산은 투기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62.9%에 달했다. 돈을 벌기 위해 가상자산 투자에 뛰어든 2030이 많다는 의미다.
가상자산은 일종의 종교처럼 신격화되기도 한다. 올해 출간된 《비이성적 암호화폐》의 저자 제크 포크스는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비트코인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을 종교적 가르침을 깨닫는 순간에 비유한다”면서 “마치 사이비 종교집단의 구성원이 지구 종말과 자신들의 구원이 멀지 않았다고 확신하는 것과 같다”고 묘사했다.
가상자산에 투기 수요가 몰리면서 애초의 화폐 기능은 희석된 분위기다. 국내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화폐로 기능할 수 있느냐를 얘기하는 것은 이제 구문이 됐다. 비트코인도 금처럼 자산의 영역에 들어왔고, 물물교환 성격보다는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에는 향후 더 많은 투자금이 몰릴 전망이다. 전통 금융사들이 앞다퉈 문호를 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비트코인을 현물로 하는 ETF가 미국 금융 당국의 첫 승인을 받아 3월부터 거래를 시작했고, 11월부터는 파생상품 거래도 시작됐다. 현재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 11개가 뉴욕 증시에 상장됐다. 일일 거래량은 66억2000만 달러, 약 9조2000억원에 달한다. 비트코인이 한때 대항하고자 했던 전통 금융사들의 참전으로, 비트코인 투자가 대중화된 것이다.
트럼프가 이끄는 비트코인의 ‘태세 전환’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 정부도 비트코인 투자 대중화에 동참할 태세다. 당초 트럼프 당선인은 “비트코인은 사기”라며 부정적 입장을 취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돌연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구호를 내걸었다. 가상자산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비트코인을 석유나 금 같은 ‘전략 자산’으로서 비축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비트코인의 위상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이 상당하다.
트럼프 당선인의 시각이 정반대가 됐다는 것은, 그만큼 비트코인의 성격도 180도 달라졌다는 의미로 통한다. 당초 비트코인은 달러 패권을 위협할 존재로 꼽혔다. 미국 중심으로 짜인 전통 금융 시스템에 반기를 들고 탄생한 화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상자산이 화폐 대신 자산으로서 제도권에 편입된 현 상황에서는, 오히려 달러 가치 하락을 비트코인으로 지탱할 수 있다고 본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월 열린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에서 “미국이 비트코인을 선점하지 않는다면 중국이나 다른 국가들이 먼저 점유할 것이다. 어차피 그렇게 될 일이라면 우리가 해야 한다”고 설파한 바 있다.
2008년 전통 금융권에 대항하는 ‘투사’로서 등장한 비트코인은 ‘투기’적 성격을 지우지 못한 채 어느덧 글로벌 ‘투자’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사이 비트코인 가격은 최초 거래가격 0.0025달러에서 현재 10만 달러에 육박해, 무려 4000만 배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솔라나(SOL) 시세 1.31% 껑충...역사증명(Proof of History) 합의 방식 채택
솔라나(SOL)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원화마켓에서 33만5460원에 거래되고 있다. 29일 14시20분 현재 4350원 도약한 가격이다.
이는 전일과 비교해 1.31% 오른 가격이다.
솔라나는 전일 하락했지만 이날 껑충 뛰어 반등에 성공했다.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솔라나는 158.1조원이다.
솔라나 토큰(SOL)은 수수료, 예치(Staking), 거버넌스 참여의 수단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또 솔라나는 지분증명(Proof of Stake,PoS) 방식에서 발전한 역사증명(Proof of History) 합의 방식을 채택했다.
솔라나의 시세 추이를 유념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 시세도 상승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인지해야 할 사실이다. 대세상승장에 함께 움직였던 종목들에 대해서도 동향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