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트럼프 트레이드’에 힘입어 다시 1억원 선을 돌파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선이 다가올수록 시장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2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한번 1억원 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가상자산시장에서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3월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한 후 9월 초 7000만원대 초반까지 밀리며 6개월간 조정을 받았다.
이후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했다. 미국의 ‘빅컷’(금리 0.5%p 인하)을 전후로 전반적인 유동성이 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8000만원대로 들어서더니 10월 중순 이후엔 상승 폭을 더욱 확대해 최근엔 9300만원대까지 올라섰다.
금융시장에선 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강세 원인으로 ‘트럼프 트레이딩’을 지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관련 수혜가 예상되는 자산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선거 베팅 시장은 이런 분석의 진원지다. 일부 베팅 사이트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60% 안팎까지 끌어올리면서 트럼프 트레이드 규모가 커졌다.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역시 친(親) 가상자산 시장 정책을 예고했지만 시장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극적인 메시지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자산에 대한 강한 규제로 비판받아온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약속했다.
본인이 이미 이더리움 100만 달러(약 13억 2200만원) 상당을 보유(미국 언론의 공직자 후보 재산 공개 자료)하고 있는 점도 가상자산 시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기 있는 이유다.
이에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1억원을 돌파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는 분위기다.
또한 업계에선 글로벌 금리 인하 분위기와 중국의 경기 부양 정책 등도 가상자산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한다고 보고 있다. 전반적인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대표적인 위험자산 중 하나인 가상자산에도 더 많은 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다만 내달 5일 미국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변동성은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빙의 선거에서 미세한 소재들에 각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락하고 이에 따라 시장도 함께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에 대해 좀 더 친화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에 시장도 격렬하게 반응한 것인데 박빙의 선거에서 해리스 우세 소식이 전해지면 시장은 그 반대 방향으로 요동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美 '매그니피센트 7' 테슬라 빼고 불 뿜는다
미국 증시를 이끄는 ‘매그니피센트7’(애플, 알파벳, 테슬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이 다음주부터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인공지능(AI) 열풍의 선두인 TSMC가 먼저 예상을 뛰어넘은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AI와 관련이 깊은 회사들의 실적도 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반면 전기차 ‘캐즘’(대중화 단계에 이르기 전에 일시적 수요 정체)에 빠진 테슬라는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3일 테슬라를 시작으로 매그니피센트7 종목의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테슬라에 이어 아마존(24일), 알파벳(29일), 마이크로소프트(30일), 메타(30일), 애플(31일)이 이달 말까지 잇달아 실적을 발표한다. 마지막 주자인 엔비디아는 2주가량 늦은 11월 14일 실적을 공개한다 .
첫 주자인 테슬라 실적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테슬라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253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7%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수익성을 보여주는 주당순이익(EPS)은 작년 3분기(0.66달러)보다 줄어 0.58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직전 분기 EPS인 0.62달러보다도 낮다.
테슬라가 전기차 판매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대거 할인에 나선 여파로 수익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8월 한 달 동안 중국 시장에서 모델3, 모델Y 제품에 최대 5년까지 무이자 또는 저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행사를 열었다. 올 4월에는 미국에서 모델Y, 모델X, 모델S 가격을 2000달러가량 인하하기도 했다.
콜린 랭건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펼치는 저금리 대출 등의 프로모션은 차량 가격을 8%가량 내리는 효과가 있다”며 “이는 그만큼 순이익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아마존은 3분기 EPS가 전년 동기 대비 32.55% 늘어난 1.14달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1571억6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2분기 EPS(1.26달러)와 비교하면 낮아졌다. 월가의 아마존 투자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북미 경기 둔화 여파로 소매 매출은 부진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JP모간은 지난 11일 아마존의 목표주가를 230달러로 제시하고 매수 등급을 부여했다. 반면 웰스파고는 10일 아마존에 중립 투자의견을 냈다.
실적 눈높이 올라가는 메타와 엔비디아
최근 메타와 엔비디아는 매그니피센트7 중에서도 주가가 가장 많이 뛰었다. 메타는 최근 한 달(9월 18일~10월 18일) 사이 주가가 7.16%, 엔비디아는 21.73% 상승했다. 반면 테슬라(-2.9%)와 마이크로소프트(-2.94%)는 하락했고 아마존(1.37%)과 알파벳(2.64%)은 보합권이었다. 애플은 한 달 사이 6.48% 올랐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메타와 엔비디아의 3분기 EPS는 각각 5.23달러, 0.74달러로 예상됐다. 메타의 EPS 전망치는 90일 전 4.86달러에서 7.61% 올랐고, 엔비디아는 같은 기간 0.7달러에서 5.71% 상승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AI 칩셋 수요 급증으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1.56% 급증한 32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AI 분야인 구글 클라우드의 성장세로 무난한 실적을 보일 전망이다. 알파벳의 3분기 EPS는 1.84달러, 매출은 863억달러로 전망됐다. EPS는 전년 동기 대비 30.49% 늘었지만 2분기(1.89달러)에 소폭 못 미친 실적이다.
호실적이 예상되지만 알파벳 주가는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알파벳이 검색시장 반독점법 위반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회사 해체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어서다. 알파벳 주가는 법원 판결이 나온 8월 6일 이후 이달 17일까지 2.41%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12.63%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