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23일(현지시간) 9월 미국 기준 금리 인하 조짐이 뚜렷해지고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의 지지를 얻자 기대감에 힘입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3시 30분(서부 시간 낮 12시 30분) 비트코인 1개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82% 올라 6만3천650달러(8천455만원)에 거래됐다.
이로써 비트코인은 지난 2일 이후 21일 만에 6만3천 달러선에 올랐다.
이날 6만 달러 초반대에서 등락하던 비트코인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통화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도래했다"며 9월 금리인하를 강하게 시사하자 6만1천 달러선을 넘으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또한 케네디 주니어 무소속 대선 후보가 선거 운동을 중단하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기로 하자 6만3천 달러선도 넘어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친가상화폐' 행보를 보여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의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가상화폐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지난달에는 세계 최대 가상화폐 연례행사에 참가해 업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5.55% 오른 2천740달러, 솔라나도 4.98% 뛰어오른 149달러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의 가상화폐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SOL 150달러선 회복...솔라나 TVL, 1년 만에 최고치 경신
이더리움(ETH) 블록체인의 강력한 경쟁자인 솔라나의 네이티브 코인 SOL 가격이 밤사이 7% 가깝게 급등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8월 24일(한국시간) 오전 7시 57분 기준, 시가총액 5위 SOL 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6.46% 상승한 152.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는 23일(현지시간) 내달 미국 기준 금리 인하가 가시화하고,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의 지지를 얻은 것에 대한 기대감에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네트워크 지표의 상승, 솔라나의 잠재력을 보여주다
이날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솔라나의 네트워크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으며, 총 락업 예치금(TVL)이 2022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8월 22일 기준으로 솔라나의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s)은 총 3,490만 SOL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월 대비 13.7%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TVL의 급증은 솔라나 생태계의 견고함을 입증하는 것으로, 10억 6천만 달러를 보유한 Jupiter와 14억 8천만 달러를 보유한 Kamino와 같은 성공적인 프로젝트들이 그 예이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지표에도 불구하고, SOL 가격은 여전히 150달러의 저항선을 넘지 못하고 있어, 이러한 네트워크 개선이 토큰의 새로운 최고가 달성을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규제 문제와 투자자들의 기대 감소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솔라나의 TVL 증가에 대한 기대는 규제 문제로 인해 다소 감소했다. 투자자들의 열기는 Cboe 글로벌 마켓이 8월 16일 솔라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19b-4 서류를 웹사이트에서 제거한 이후 식어버렸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공식적으로 솔라나 ETF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되며, 솔라나 현물 ETF에 대한 전망을 크게 약화시켰다. 블룸버그의 에릭 발추나스 등 금융 전문가들은 현재의 SEC 관리 하에서는 승인 가능성이 낮다고 보며, 솔라나 ETF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에만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솔라나 ETF 출시 가능성의 감소는 최근의 네트워크 성장에도 불구하고 상승세에 대한 기대를 저하시켰다.
생태계 확장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참여의 어려움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솔라나 생태계의 확장은 부인할 수 없으나, TVL의 증가는 사용자 활동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30일 동안 솔라나의 주요 DApps 중 절반이 고유 활성 주소 수의 감소를 겪었으며, 이는 네트워크 확장이 더 넓은 사용자 참여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Raydium과 같은 프로젝트와 새로운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들이 주목을 받았지만, Helio, Solend, Marginfi와 같은 주요 DApps는 각각 5만 명 미만의 활성 주소를 기록하며 사용자 참여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과적으로 TVL의 증가는 SOL 가격이 190달러에 도달하도록 지지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으며, 생태계 성장이 SOL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새로운 서사와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파월 "때가 왔다"…9월 금리인하 못박아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이 “통화정책 조정의 시기가 도래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9월 금리 인하를 못 박은 파월 의장의 언급에 뉴욕증시는 장 초반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파월 의장은 23일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 선호)적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현재 고용시장은 이전 과열 상태에서 상당히 냉각됐다”며 “정책 제약을 적절히 조정하면 경제가 강력한 고용시장을 유지하며 2%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일자리 증가는 여전히 견실하지만 둔화했다”며 올해 구인 건수가 감소했고, 구인 대비 실업자 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강한 고용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가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에 매우 가까워졌다”며 “안정적으로 2%에 복귀할 것이란 확신이 커졌다”고 했다.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닫아 놓지 않았다. 그는 “(정책 전환) 방향은 명확하며,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는 나오는 데이터, 변화하는 전망, 위험의 균형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초 발표되는 8월 고용시장 보고서가 예상보다 좋지 않으면 금리 인하 폭을 키울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Fed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26.5%에서 파월 의장 연설 직후 32.5%까지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시장은 상승 출발했다. 파월 의장 발표가 끝난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미국 3대 지수는 모두 1% 이상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 다우지수는 1.02%, S&P500지수는 1.25%, 나스닥지수는 1.8% 상승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2.56% 뛰었다. 채권 금리는 하락했다. 연 3.850%이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발언 이후 연 3.818%로 떨어졌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017%에서 3.938%로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