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 해당 ETF를 신청한 기관 11곳 모두 승인했다. 이에 따라 앞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한 블랙록, 피델리티 등 자산운용사들은 해당 상품을 이르면 11일부터 출시할 전망이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이날 성명서에서 “SEC는 오늘 비트코인 현물 거래상품의 상장과 거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들은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시카고옵션거래소 등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과거 승인하지 않았지만 이제 환경이 변했다”면서 미국 법원이 SEC의 불승인에 문제를 제기한 것을 감안했다며 승인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8월 현물 비트코인 ETF 심사를 거절당한 금융사들이 소송을 제기하자 미국 법원이 금융사의 손을 들어주며 SEC에 재검토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겐슬러 위원장은 “중요한 점은 오늘 SEC의 결정은 증권이 아닌 하나의 상품인 비트코인에 국한된 것”이라며 “이는 SEC가 가상자산 증권에 대한 상장 기준을 승인하려는 의도가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증권성을 지난 가상자산에 대한 추가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을 일축한 셈이다.
비트코인은 SEC의 발표 전 2% 하락에서 발표 직후 1% 수준으로 하락폭이 줄었고 이후 플러스로 전환됐다. 반면 이더리움은 12%나 급등한 2500달러대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이날 SEC 승인에도 불구하고 가격 변동이 크게 없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한 해 동안 비트코인은 164% 상승했고, 최근 3개월간 70% 이상 집중적으로 올랐다.
이더리움는 다음 가상자산 현물 ETF로 승인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른 급등한 것으로 분석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할 기관들은 벌써부터 수수료를 크게 낮추는 등 경쟁에 돌입한 모습이다. 비트와이즈, 아크인베스트, 인베스코 갤럭시 비트코인 등은 첫 6개월 간 수수료 0%로 책정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SEC의 결정으로 비트코인 시장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비트코인 선물 ETF에 이어 현물 ETF까지 승인되면서 금융당국이 자산으로 인정하면서 제도권으로 완전히 편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선물 ETF는 기초자산이 비트코인 선물 거래 계약이지만 현물 ETF는 실제 비트코인을 기초 자산으로 한다. 이에 운영사들이 비트코인을 실제 거래를 통해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의 참여로 거래가 활성화되고 가격까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글로벌 투자회사 갤럭시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후 첫 해에 비트코인 ETF로 140억달러(약 18조5760억원)가 유입될 것”이라 예상했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보인 스탠다드차타드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 비트코인이 2025년 말까지 20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올해 비트코인 ETF에 500억~1000억 달러의 투자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