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가 3월과 유사한 수준으로 정체된 모습을 보여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사진 제공=미국 상무부
31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4월PCE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이는 모두 3월과 같은 수준으로 상승한 것이며 시장 전망치와도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PCE가격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8%로 예상치와 일치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전망치에 부합하는 것은 물론이며 올해 들어 가장 작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PCE는 미 노동부가 집계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비해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많이 반영하고 범위가 넓어서 연준이 통화정책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시하는 지표로 알려졌다.
주거비와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인플레이션, 즉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은 전월 대비 0.3% 올랐다. 이는 3월의 상승률인 0.4%보다 낮은 수준이다. 슈퍼코어 인플레이션도 연준이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 중 하나다.
블룸버그통신은 "1분기에 물가 상승 압력에 대한 진전이 중단된 후 나온 이 보고서는 연준 관리들에게 어느 정도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좋은 소식을 찾기 위해 월간 인플레이션 데이터에서 소수점 이하 두세 자리까지 찾아볼 필요가 없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스튜어트 폴, 일라이자 윙어와 에스텔 우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근본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찾고 있는 가운데 4월 보고서의 세부 내용은 우호적"이라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것이라는 확신을 높일 수 있는 추가 데이터를 기다리면서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 E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트레이딩 및 투자 담당 상무이사는 "PCE물가지수는 인플레이션에서 큰 진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후퇴했다는 것을 보여주지도 않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투자자들은 인내심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다시 안정적으로 낮아지고 있음을 확인하려면 한 달 이상의 우호적인 데이터가 필요할 것임을 시사했기 때문에 첫 금리 인하가 9월보다 빠를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여전하지만 경제 지표는 탄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오는 여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하고 있다. 또 연준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틀 뒤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의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올해 말부터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물가가 여전히 너무 높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